부산에 100만 명이 훌쩍 넘는 방문객을 불러 모운 초특급 스타가 있다. 바로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이다.
하지만 ‘부캉이’는 사람이 아니다. 몸길이 약 3m의 멸종위기종 흑상어이다. 최대 4.2m까지 자라는 대형 상어인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부캉이는 처음엔 외형상 무태상어와 혼동되었으나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의 뚜렷한 ‘융기선’에 의해 흑상어로 최종 판명되었다. 그리고 배 쪽 생식기 형태에 의해 암컷임이 밝혀졌다. 수온 18~26도의 온대·열대 해역을 선호해 장거리를 이동하며 어류와 오징어 등을 먹는 흑상어는 성장과 번식이 느려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의 높은 위기 등급에 처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에 별개의 미기록종으로 학계에 처음 보고되었다. 당국에서는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 그물망까지 설치했으나 부강이의 거부로 현재는 그물망을 철거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세계에서는 부캉이와 같은 사례가 이미 있어 왔다. 즉, 부캉이에게는 선배가 있었다. 1980년대 초 뉴질랜드의 ‘엘리자베스(코끼리물범)’, 1983년의 아일랜드 딩글 항구의 ‘펀지(큰돌고래)’,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그레텔(백상아리)’, 2007년 뉴질랜드의 ‘모코(큰돌고래)’, 2022년 노르웨이 오스로의 ‘프레야(바다코끼리)’, 2022년 프랑스 센강의 ‘벨루가(벨루가 고래)’, 2024년 캐나다 빅토리아의 ‘에머슨(코끼리물범)’, 2026년 독일 북부해안의 ‘티미(혹등고래)’ 등이 바로 부캉이의 쟁쟁한 선배들이다.
이들 선배 중에서 ‘애머슨’은 공원과 화단을 돌아다녀서 200km 밖으로 강제 이송되었지만 하루에 34km씩 헤엄쳐 엿새 만에 총 200㎞가 넘는 거리를 헤엄쳐 다시 빅토리아에 나타났다. 결국 당국은 ‘애머슨’을 비밀 장소에 두어 보호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도시의 명물로 자리매김하여 살다가 1985년 10월 22일경 아침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의 스카버러 해변(Scarborough Beach)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펀지’는 37년간 항구 주변에서 계속 살다가 2020년 갑자기 실종되었다. 그 이후 ‘펀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펀지’는 등대에 벽화로 남았다. ‘모코’는 2010년 섬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고 수백 명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치러졌다. 하지만 ‘그레텔’은 보름 뒤에 스스로 바깥 바다로 멀리 나아가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티미’는 바지선으로 노르웨이 앞바다까지 강제로 이송되었으나 닷새 만에 사체로 발견되었다. 이름을 얻지 못한 프랑스 센강의 벨루가 고래는 구조를 거부하는 데다가 호흡마저 곤란하여 결국 안락사되었다. ‘프레야’는 사람들의 안전과 ‘프레야’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당국에 의해 살해되었다. ‘프레야’는 이후 청동상으로 남겨졌다. 부산의 명물 우리 ‘부캉이’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대되며 걱정된다.
